[北 살벌한 공포정치] ‘비빌 언덕’ 사라진 김정남 신병 위태… 中과 더 밀착

입력 2013-12-11 01:33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 ‘후폭풍’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에게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남이 이제 북한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모부인 장 부위원장이 지난 8일 숙청당했고,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영향력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정남의 북한 내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긴 셈이다.

실제로 장 부위원장 부부는 조카 김정남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희는 지난해 10월쯤 신병 치료차 싱가포르를 방문해 김정남을 극비리에 만났고, 이보다 앞서 장 부위원장은 같은 해 5월 북한으로 일시 귀국한 김정남에게 권력세습 등 북한 체제 비판을 자제하라는 충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이복동생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북한을 장악한 이후 3대 세습을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지난해 1월 도쿄신문은 “김정남이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숙청 대상으로 ‘장성택 일당’을 지목하고 최근 해외에 있는 장 부위원장과 관련된 인사들을 강제 소환한 만큼 김정남의 신병이 더욱 위태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장 부위원장이 숙청될 때 북한 국가보위부가 평양의 김정남 세력 근거지를 습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한국이 김정남 망명 공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김정남은 최근에는 마카오를 떠나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남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남 입장에서는 이제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다. 중국이 김정남의 신변 안전을 보장해주며 혹시 김정은 체제가 급격히 흔들릴 경우 차기 북한 지도자로 내세우려 한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