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기성 CP 의혹 핵심 2인 정진석·김철 前 사장 소환조사
입력 2013-12-11 01:29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지난 9일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과 김철(38)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0여 시간 동안 조사받고 귀가했다.
동양그룹은 계열사가 자금난에 처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한 것을 알면서도 지난 7∼9월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혐의가 있다. 동양증권이 위탁 판매를 맡았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을 상대로 그룹의 자금 상환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너 일가의 지배 구조 유지를 위해 CP 발행을 강행토록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 전 사장은 동양그룹이 동양네트웍스를 매각할 것처럼 공시를 띄워 CP 판매에 활용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동양그룹의 ‘숨은 실력자’로도 불리며 그룹 구조조정을 위한 자산매각 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동양증권 노조 등의 고발이 접수되자 지난 10월 15일 현재현(64) 회장 자택과 계열사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전반적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조만간 현 회장 소환 조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