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안과병원 무료 진료 사역 특별좌담 “개원 후 개안수술로 2만6000여명 새 빛 찾아줘”
입력 2013-12-11 02:33
한국의 ‘헬렌 켈러’로 불리는 김선태(72·시각장애 1급) 목사의 실로암안과병원은 시각장애인들의 빛을 되찾아주는 귀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무료 안과진료와 개안수술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이 병원을 시각장애인들은 ‘천사 병원’이라 부른다. 실로암안과병원장이자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이사장인 김 목사,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복지관 김미경 관장, 실로암요양원 박주희 원장과 원목 김무경 목사 등과 함께 10일 서울 등촌동 실로암안과병원에서 좌담을 갖고 사역의 의의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개안수술이란 어떤 수술인가. 또 개안수술을 하면 얼마나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인지.
△김선태 원장=개안수술이란 백내장, 녹내장, 각막질환 등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수술을 말한다. 시력을 되찾을 경우 0.1부터 최대 1.0 이상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실로암요양원 원목인 김무경 목사도 앞을 전혀 보지 못하다가 실로암안과병원에서 개안수술을 받은 뒤 현재는 1.2까지 시력이 회복됐다. 운전까지 하신다. 본인에게 자세한 말씀을 들어보라.
-김무경 원목은 전혀 앞을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시력을 회복했나.
△김무경 원목=4세 때 소아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러다 미8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병이 재발해 시력을 다시 잃었다. 그런데 실로암안과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지금은 1.2의 시력을 갖게 됐다. 책도 읽고 운전도 하는 등 정상 시력을 갖게 됐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살고 있다.
-지금까지 개안수술로 빛을 찾은 사람과 무료 안과진료를 받은 사람이 얼마나 되나.
△김 원장=1986년 2월 병원 설립 이후 개안수술을 받고 빛을 찾은 이가 총 2만6000여명이다. 75만여명의 소외계층에게 무료 안과진료를 해 주었다. 개안수술을 받고 빛을 찾은 이가 매년 1000∼1500명이다. 무료 안과진료로 실명을 예방하고 눈의 고통을 치료받은 이가 매년 1만2000∼1만5000명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빛을 찾아 주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할 텐데.
△김 원목=실로암안과병원은 비영리 의료법인이다.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이윤을 남기면 설립 정신에 어긋난다. 재정적으로 모자라야 설립 정신이 살아나는 병원인 셈이다(웃음). 모자라는 부분은 후원 교회와 기업, 개인적으로 돕는 손길들이 보충한다. 많은 부분이 십시일반으로 충당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개안수술을 후원하는 사례를 들어주신다면.
△김미경 관장=부산 동래중앙교회의 경우 33년 동안 바자회를 열어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부산 소정교회는 매년 장애인 주일에 성도들이 낸 헌금을 기부하고 있다. 매월 일정액을 정해 보내 주시는 교회와 단체, 개인 분들도 적지 않다. 특별새벽기도회에서 나온 헌금을 후원하고 명절 때 절식한 헌금으로 후원한 경우도 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빛을 찾아주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김 원장=이미 10여년 전 중국 옌지에 실로암안과병원을 설립하고 매년 안과수술을 실시해 조선족과 중국인들에게 간접 선교를 하고 있다. 재정이 확보되면 필리핀 마닐라 지역의 병원과 협약을 맺고 병원을 설립해 현지 주민들에게 무료 안과진료를 하려 한다. 내년 이후 가능할 것 같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복지관 사역도 제법 규모가 큰 사역인데.
△김 관장=신앙 좋은 집사님 부부가 서울지하철 2호선 봉천역 앞에 있는 대지 1082㎡를 기증해 99년 개관했다. 중도 시각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점자와 보행, 컴퓨터 교육, 일상생활 및 사회적응, 직업재활 훈련 등 30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일 평균 800여명, 연 40만여명의 시각장애인이 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고령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실로암요양원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주희 원장=요양원은 2010년 7월 문을 열었다. 20여명의 직원들이 시각장애 노인과 중복장애를 가진 어르신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래와 공예교실, 도서낭독교실 등 시각장애 어르신의 여가활동을 돕고 요양원 안에 효명교회를 설립, 영적 치유와 영혼 구원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돕는 일은 희망적이고 감동적인 일이다. 교계와 사회에 당부하실 말은.
△박 원장=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25만여명에 이른다. 개안수술의 경우 한쪽 눈은 30만원, 양쪽 눈은 60만원의 비용이 든다. 또 의료기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1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주는 복되고 선한 사역에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후원해 주실 경우 연말정산 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02-2653-5561·siloam.co.kr).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