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黨간부 평가기준… GDP 성장률→ 삶의 질 개선

입력 2013-12-11 01:37


“더 이상 ‘GDP 영웅론’은 안 된다.”

중국이 지방 당 간부 평가에 있어서 재임기간 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최우선 요소로 삼았던 시스템에서 완전히 탈피하기로 했다.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경제 성장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당 간부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 당정 간부 업적 평가에 관한 통지’를 공개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각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지역별 GDP나 성장률 통계를 바탕으로 지역별 순위를 매기던 관행이 사라진다. 대신 지방 간부가 환경보호, 자원 소비, 교육 문화, 과학기술 개발, 노동 취업, 주민 수입, 사회보장, 주민 건강 등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이 제시한 목표 이행 실적, 지역 민원 해결 능력, 책임감 있는 업무 추진, 연속 사업 관리능력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성장률 지상주의’가 판을 치면서 지방정부 간부들이 각종 통계 수치를 부풀리는 등 폐해가 심각했다.

이처럼 중국이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로 한 것은 소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기대 수준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다시는 단순한 GDP 성장률로만 영웅을 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러한 방향을 처음 제시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에는 허베이(河北)성 당 상무위원회가 개최한 ‘민주생활회’에 참석, “당 중앙은 지방정부가 어떻게 일하는지 성장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업무 추진과 그 과정에서 돌출하는 모순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평가할 것”이라고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열린 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채택한 ‘전면 심화 개혁을 위한 결정’은 “경제성장률에만 치우친 간부 평가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