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침실창에 뽁뽁이·문풍지만 붙여도 냉기가 싹∼

입력 2013-12-11 01:37


“날씨 추워져도 이제 걱정 없어요.”

강주연(40·서울 염창동)씨는 지난 주말 9일 밤부터 추워진다는 기상청 예보를 들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앗싸’를 외쳤다. 친정에서 같이 살다 올해 봄 살림을 난 뒤 전기세와 가스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는 강씨. 얼마 전 첫 추위 때 보일러를 온종일 틀면서 가스와 전기 계량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고. 알뜰주부 강씨는 지난달 말 전기요금 인상 소식을 듣고는 마트로 달려갔다.

“거실과 침실 창에 붙일 ‘뽁뽁이’와 베란다 창틀과 창문 틈에 붙일 문풍지를 사왔지요.”

일명 뽁뽁이는 창문에 붙이면 방풍 단열 효과가 있다는 보온시트다. 잘 깨지는 물건을 포장할 때 쓰는 에어 캡과 흡사하다. 문풍지는 창틀에 붙인 뒤 창문을 닫으면 틈새가 없어져 열기가 새어나가지 않고,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 6일 찾은 강씨 집은 보온시트와 문풍지로 중무장을 마친 뒤였다.

“방열커튼은 가격도 만만치 않은 데다 여름에는 짐이 되겠더라고요. 보온시트는 혼자서도 쉽게 붙일 수 있고, 필요 없을 때는 떼어놨다 다시 쓸 수 있어 여러모로 경제적이지요.”

강씨가 사는 116㎡(35평형) 아파트의 거실 유리창에 보온시트를 붙이는 데 든 비용은 모두 2만7000원. 강씨는 유명 상표 제품이어서 조금 비싼 편이지만 단열효과가 좋고 재활용할 수 있어 골랐다고 했다. 그는 “보온시트는 여름에는 열기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문풍지는 먼지와 벌레가 못 들어오게 하고 소음방지 효과도 있어 사시사철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못지않은 설명에 놀라자 강씨는 “주부 커뮤니티 락앤락 서포터즈 회원으로 활동하는 덕분에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자랑했다.

보온 시트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올해 초 한 TV 프로그램에서 단열효과를 실험했다. 실내 온도를 모두 16도로 끌어올린 다음 난로를 끄고 한 시간 뒤 온도를 측정한 결과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은 방은 7.0도, 문풍지를 붙인 방은 7.2도, 커튼을 친 방은 7.5도였다. 창틀까지 밀봉하는 방풍필름을 설치한 방은 7.7도였으나 보온시트를 붙인 방은 9.2도나 됐다.

㈜락앤락 상품개발부 손영진 차장은 “보온시트는 이중보다는 삼중 구조로 보온성을 높인 것이 좋고, 재생소재를 사용해 투명도가 낮은 제품은 잘 붙어 있지 않거나 재활용이 어려우니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손 차장은 “문풍지는 고밀도 소재를 사용해 복원력이 높고, 접착력이 적당해 잘 붙으면서도 떼 냈을 때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복원력은 손으로 꾹 눌렀다 뗐을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정도를 살펴보면 된다.

창문을 보온시트로 단장해도 거실이 넓으면 휑하게 느껴져 어깨가 움츠려진다. 마르멜로 디자인 컴퍼니 이경희 대표는 “카펫과 러그를 적절히 활용하면 실제로 보온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따뜻해 보여 한겨울 거실을 아늑하게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펫은 바닥 전체에 까는 개념이지만 요즘은 다양한 크기의 카펫이 나와 있다. 러그는 카펫보다 작은 크기로, 이동이 자유로운 게 특징. 이 대표는 거실 소파 앞에는 큼직한 카펫을, 침대 발치와 식탁 아래쪽에는 발이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러그를 깔아보라고 했다.

카펫은 거실 전체 분위기에 따라 색상과 패턴을 골라야 한다. 이 대표는 “소파와 가구가 짙은 갈색이나 검정이라면 회색 카펫이 세련돼 보이고, 아이보리나 단풍나무색 등 옅은 색일 때는 짙은 베이지나 패턴이 들어가 있는 카펫이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아이들 방에는 동물 문양이 들어가 있는 밝은 색 러그가 제격이다.

가족 중 특히 추위를 타는 사람이 있다면 개인 난방 기구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오픈마켓 11번가 마케팅실 전효순 팀장은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부분 난방용품이나 1인용 보온용품을 잘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과 집안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침대 위나 전기 매트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외풍차단 실내용 난방텐트, 미니온풍기, 30초만 지나면 따뜻해지는 보온 마우스 패드, 유리·스테인리스·종이컵 등을 올려놓으면 내용물이 식지 않게 해주는 머그 메이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난방텐트는 1인용부터 가족용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