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고속단정 구조작업 과정에서 사고
입력 2013-12-10 14:15
[쿠키 사회] 9일 오후 10시 55분쯤 제주항 북동쪽 9㎞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던 어선의 선원들을 구조하던 해경 고속단정(보트)이 뒤집혔다. 이 사고로 선원 1명이 숨지고 해경 대원 3명이 부상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35분쯤 제주 한림선적 어선 A(9.7t)호가 제주시 조천포구 앞 5㎞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300t급 중형 경비함정을 보내 구조에 나섰다. 그러나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선박 예인에 여러 차례 실패했다. 해경은 예인줄을 어선에 걸었으나 추진기에 걸리면서 예인작업을 하지 못했다.
해경은 이어 오후 5시17분쯤 다시 3000t급 대형 경비함정인 3002함을 보내 어선에 예인줄을 연결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어선을 고정했던 닻이 끊겨 버렸다. 해경은 이에 따라 선박 예인을 포기하고 선원 구조에 나섰다.
해경은 오후 10시55분쯤 어선 선원 5명을 고속단정으로 구조했다. 이들을 고속단정에 태우고 3002함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강한 파도에 단정이 흔들리며 뒤집혀 선원들과 해경 대원 5명 등 모두 10명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선원 5명 중 4명은 구조했으나 고모(52·제주시 한림읍)씨는 실종됐다. 고씨는 10일 오전 8시 5분쯤 제주시 함덕포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 대원 5명 중 김모(27) 순경이 허리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이모(44) 경위 등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해경은 표류했던 어선이 제주시 조천포구 앞 50m 해상에 좌초돼 있다고 밝혔다. 전복된 해경 고속단정은 조천읍 함덕리 해변에서 배 밑 부분이 찢기는 등 심하게 부서진 채 발견, 인양됐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예인작업 당시 파고가 3∼5m, 풍속이 초속 16∼18m에 이르는 등 기상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