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라이벌 조폭과 심야 대치극… ‘답십리파’ 두목 도피 2년 6개월만에 기소

입력 2013-12-10 01:46

심야 도심에서 라이벌 조폭과 ‘전쟁’을 치르기 위해 집단 대치극을 벌였던 서울 ‘답십리파’ 두목이 도피 2년 6개월 만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서울 강북의 토착 폭력조직 답십리파 두목 유모(45)씨를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유씨는 2011년 6월 4일 전북 전주의 폭력조직 ‘나이트파’와 패싸움을 벌이기 위해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답십리파와 나이트파 조직원들은 답십리동 한 호텔 근처에서 다음날 새벽 2시40분까지 대치하다 신고를 받은 경찰차 15대가 출동한 뒤에야 해산했다.

대치 상황은 2010년 10월 답십리파 조직원 고모(29·수감 중)씨가 대구 ‘내당동파’ 조직원의 결혼식에 갔다가 폭행당한 게 발단이 됐다. 고씨는 술집에서 마주친 나이트파 조직원 홍모씨 등에게 “전라도 애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너무 설치고 다니지 마라”며 시비를 걸었다가 심하게 구타당했다. 보복할 기회를 노리던 답십리파는 2011년 6월 4일 오후 홍씨가 참석한 서울의 한 돌잔치 장소에 조직원 10여명을 난입시켜 홍씨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등 전치 12주 중상을 입혔다. 이에 나이트파는 당일 밤 전주의 나머지 조직원들을 총동원해 서울로 올라왔다. 답십리파 조직원들도 유씨의 비상소집 명령에 야구 방망이와 회칼 등을 휴대한 채 20여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집결했다.

유씨는 사건 직후 도주했다가 지난달 검거됐다. 검찰은 그동안 답십리파 조직원 11명을 기소했다. 가담자 8명은 여전히 수배 상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