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란 피부세포, 신경줄기세포로 전환… 한·미 공동연구진 성공

입력 2013-12-10 01:28


한·미 공동 연구진이 사람의 다 자란 피부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결정된 체세포의 운명을 바꿔 신경질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길을 연 것이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환자의 맞춤형 세포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김장환(사진) 박사팀은 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 쉥 딩 박사팀과 함께 직접 원하는 세포를 제작하는 방식인 ‘직접 교차 분화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표피세포에서 신경줄기세포를 얻어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서치’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2006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피부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전환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iPS는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김 박사팀이 이용한 ‘직접 교차 분화기술’은 iPS 제조법과 함께 새롭게 각광받는 방식으로, iPS 단계를 거치지 않고 원하는 특정 세포로 직접 바꾸는 기술이다.

김 박사는 “원하는 특정 세포 분화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개 유전자를 사용하는 iPS와 달리 단 한 개의 유전자와 여러 화합물 조합을 이용함으로써 효율성과 실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종양 발생 등 부작용 위험은 낮췄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신경줄기세포를 생쥐 뇌에 이식한 결과 종양 없이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