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4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당해
입력 2013-12-10 01:49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자동응답전화(ARS)로 좋은 조건의 대출을 제안하며 돈을 가로채는 대출사기에 ‘4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학자금, 가족 부양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다른 연령층보다 쉽게 사기 범죄에 넘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이 9일 발표한 ‘대출사기 피해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8∼11월 발생한 대출사기 4476건 중 40대 피해자가 1570건(35.1%)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1168건(26.1%), 30대 1086건(24.2%), 20대 265건(6.0%) 순이었다. 피해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중·장년층인 40∼50대였다. 또 남성 피해자(62%)가 여성보다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가족 부양을 책임지는 사람이 주로 남성이고 특히 중·장년층은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사기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출사기는 보증보험료를 요구하는 수법이 가장 흔했다. 대출 명목으로 보증보험료를 요구해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이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저금리 대출을 주선하겠다고 속여 예치금을 가로채거나(15%),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며 공증료를 달라고 하는 경우(13%), 신용정보 조회기록 삭제 작업료(10%) 등도 자주 이용되는 방식이었다.
또 대출사기의 70%는 오전 10시∼오후 3시 시간대에 발생했다. 사기범들이 주로 금융기관을 사칭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영업시간대에 피해가 집중되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시간대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출을 유도할 경우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