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밀물’… 주식·채권 투자 21조 넘어
입력 2013-12-10 01:34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이나 파워’가 거세다. 중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액이 21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에 상륙한 중국 은행들은 막대한 예금을 거둬 자국으로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현재 중국 투자자의 한국 주식 보유 잔액은 8조5410억원, 채권 보유 잔액은 12조6190억원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해 말에 비해 주식 보유액은 37.0%, 채권은 16.9% 늘었다. 전체 외국인 투자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주식은 2009년 0.5%에서 올해 11월 1.9%로, 채권은 3.3%에서 13.3%로 커졌다.
중국 투자자의 국내 토지 보유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9월 말 현재 중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의 가치는 1조4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5% 증가했다.
차이나 머니의 국내 유입이 늘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외환보유액 급증에 따라 보유 외환의 대외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이정진 연구위원은 중국인의 국내 투자가 회사채와 우량기업 지분 참여 등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차이나 머니의 투자 증가는 일단 국내 증시·경기 활성화와 외환보유 다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기업 경영권 위협, 첨단 기술 반출 위험과 같은 리스크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에 한국 기관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8억8000만 달러였던 국내 위안화 예금 잔액은 10월 16억4000만 달러, 지난달 41억7000만 달러로 폭증했다. 기관투자가들의 거액 예치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정기예금은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쳐주는데다 환헤지(현재 환율로 거래액 고정) 과정에서 추가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한은 관계자는 “위안화 투자는 다른 외국통화들보다 수익률이 높아 예금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