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국내 은행들 너도나도 “내가 최우수”

입력 2013-12-10 01:34


최근 국내 은행들이 유럽 금융 전문지에서 수상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의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기준은 ‘대한민국’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더 뱅커지가 뽑은 대한민국 최우수 은행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홍콩 금융전문지 파이낸스 아시아지에서 받은 최우수 은행상과 최우수 프라이빗뱅크(PB)상도 대한민국 기준이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0월 영국 글로벌 커스터디지의 ‘커스터디 서비스 조사’에서 8년 연속 최고등급 획득과 평가대상 수탁은행 중 최고 평점을 얻었다고 강조했는데 이 역시 기준은 ‘국내 시장’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3월 더 뱅커지와 PWM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3 글로벌 프라이빗뱅킹 시상식’에서 받은 것도 대한민국 최우수 프라이빗뱅크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홍보 효과를 측정해보진 않았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어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작 고객들은 상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야도 자산관리, 인터넷뱅킹, 리테일 등으로 다양하고 상을 주는 곳도 많아 누가 진짜 1등인지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한해 국내 은행들이 상을 받았다고 밝힌 해외 유력지는 아시안 인베스터, 더 에셋, 아시안 뱅커, 트레이드 파이낸스, 더 뱅커, 글로벌 파이낸스 등 10여 개에 이른다.

PB부문만 따져봤을 때도 여러 은행이 각자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홍보한다. 신한은행은 파이낸스아시아지, KB는 더 에셋지, 하나은행은 더 뱅커·PWM지가 뽑은 대한민국 최우수 PB다.

저마다 대한민국 최우수를 강조하지만 지난 7월 더 뱅커지가 발표한 2013 세계 1000대 은행 순위(기본자본 기준)는 KB금융그룹 68위, 산은금융그룹 69위, 우리금융그룹 72위 등에 그쳤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