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4 LTE-A 30만원” “G2 29만원”… 이통사들 또 게릴라성 보조금 살포

입력 2013-12-10 02:28


주말을 틈타 이동통신사들이 또 과다한 보조금을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제재에 착수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뿌린 것은 이통사들의 자정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방통위는 과징금 부과 상한액을 2배로 올리는 등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나섰다.

한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9일 “지난 주말 보조금 기준인 27만원을 넘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례가 상당수 보고됐다”고 말했다. 뽐뿌, 세티즌 등 휴대전화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7∼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스팟성 보조금’ 정책이 적용된 단말기가 쏟아져 나왔다. 스팟성 보조금은 방통위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많은 보조금을 주는 경우를 가리킨다.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가 30만원, LG전자 G2는 29만원 안팎에 판매됐다. 두 제품의 출고가가 95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65만원 상당의 보조금이 지급된 것이다. 일부 구형 및 비인기 모델은 10만원 안팎에 나오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이번에도 ‘남탓’ 하기에 바쁘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 간 2위 싸움 때문에 보조금 과열이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연말 가입자 수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주도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했다고 반박했다. 이통3사 모두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고 우리는 대응만 했을 뿐”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보조금 관련 과징금 기준을 현재 매출액의 1%에서 2% 수준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부과기준율도 현재 0∼3%에서 1% 포인트 올려 1∼4%로 조정했다. 위반 횟수에 따른 가중비율도 기존보다 높이고, 영업정지 운영 기준도 명확하게 했다. 더 강한 제재를 통해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연말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은 점점 더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의 제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은 휴대전화 판매 성수기로 분류된다. 수능 이후 단말기 교체 수요가 많아지는 시기다.

제조사들도 재고로 쌓인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제조사 장려금을 평소보다 많이 투입해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올해는 보조금 제재로 단말기 판매가 위축된 경향이 있어 연말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이날부터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를 묶은 번들 패키지 상품 판매에 돌입했다. 두 제품을 따로 구입할 때보다 10만∼15만원 할인을 더 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갤럭시기어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되지만 할인 판매로 인해 단말기 시장의 과열이 심화될 전망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