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월드컵 H조 분석… 3국 키 플레이어 묶고 16강 간다

입력 2013-12-10 02:28

지난 8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 한국과 함께 H조에 포함된 러시아와 알제리, 벨기에의 전력은 어느정도일까. 우리에겐 ‘행운의 조’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너무 좋아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자칫하면 물고물리는 경기를 초래하면 16강 진출이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우선 상대 팀과 선수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2년 만의 본선, 극동의 강호=명장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러시아는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박 위원은 “월드컵 예선에서 5골로 최다 득점을 기록한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를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할 수 있다”면서 “4골을 기록한 신예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도 놓쳐서는 안될 인물”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유리 지르코프, 이고르 데니소프(이상 디나모), 알란 제고예프(CSKA모스크바) 등 국내파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박항서 K리그 상주 상무 감독은 “러시아가 국제 경험이 많지 않다”며 “홍명보 감독이 러시아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 대륙의 ‘복병’ 알제리=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경험한 알제리는 86년 멕시코월드컵까지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다. ‘알제리의 지단’으로 불리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는 공격의 중심이다. 발렌시아에서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하는 페굴리는 전천후 미드필더다. 패싱능력과 정확한 킥 뿐 아니라 개인돌파 능력도 뛰어나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 7경기에 출전에 3골을 터트렸다. 지난해 A매치에 데뷔해 12경기에서 9골을 터뜨린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도 위협적인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팀의 주장인 신장 1m90의 마지드 보게라(레퀴야)도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알제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공간과 압박으로 밀어붙이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예선 무패행진 ‘다크호스’=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맞붙는 벨기에는 브라질월드컵 최고의 ‘다크호스’다. 박문성 위원은 이른바 ‘황금세대’로 불리는 에당 아자르(첼시),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앙 벤테케(애스턴 빌라), 나세르 카딜(토트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등을 핵심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특히 유럽의 빅클럽에서 맹활약 중인 아자르는 미드필더이면서도 골결정력이 뛰어나다. 프랑스 릴 시절(2011∼2012)에는 리그에서만 20골을 넣었다. 첼시에서도 그 본능을 이어가며 지난해 리그 9골, 올해 6골을 기록 중이다.

박 위원은 “한국은 벨기에와의 역대 전적에서 1무2패로 열세임에는 틀림없다”면서 “손흥민과 김신욱, 이청용을 잘 투입해 공략하면 승산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