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출고·수출 경쟁력 강화”… 출판계 위기 극복 대토론회

입력 2013-12-10 01:28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 출판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9일 출판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연구소가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한 ‘한국 출판의 위기 극복 방안 대토론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이 활로 모색을 위한 대안을 쏟아냈다.

현재 국내 출판 유통시장은 단행본 기준으로, 2006년부터 계속 정체를 보이고 있다. 고경대 문화유통북스 출판정보연구개발팀 연구원은 지난 4년간 문화유통의 단행본 출고 통계 분석 결과를 인용해 출판 트렌드를 분석하고, 개별 출판사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지난 4년간 현황을 보면 1만부 이상 판매 도서는 크게 줄어든 반면 1000부 미만의 도서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다품종 소량 출고’가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의 출판 통계정보 서비스 시스템을 소개한 뒤 개별 출판사들이 출판 시장의 흐름을 세분화해서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정보 제공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 연구원은 “단행본 출고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기 계발’ 분야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지만 그 중 ‘인간관계’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도 개별 출판사들이 전문 정보를 토대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판계 내부에서부터 답을 찾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표정훈 한양대 기초융합교육원 특임교수는 “좋은 책을 기획하고 편집, 제작해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베테랑 편집자층이 두텁지 못하다”며 출판 인력 양성을 주문했다.

부길만 한국출판학회장은 출판의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연간 번역 도서 출판은 1만 종이 넘어섰지만 우리 책 저작권의 해외 수출은 연간 500 종을 헤아리는 수준”이라며 “해외 도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출판물을 기획하고 해외에 홍보, 마케팅해서 수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문가를 국가가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을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스마트영상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 즉 스크린에이저(screenager)를 위한 책 만들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불어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책 모임 활성화를 방법으로 제시하며, 근원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인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출판계의 숙원 사업인 ‘완전 도서정가제’는 어떻게든 도입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온라인 서점의 할인 정책 등으로 무너지고 있는 지역 서점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황순록 한국출판협동조합 부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신간도서를 전시하는 서점은 200개 안팎”이라며 “공공기관과 지역 서점간 도서납품 의무화 등을 통해 지역 서점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