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삼성그룹 사장단에 호남 출신이 1명도 없다"

입력 2013-12-09 17:40

[쿠키 사회] 민주당 강기정(51·광주 북갑) 의원이 9일 삼성그룹 임원인사의 ‘호남 홀대’에 관해 목소리를 냈다.

강 의원은 9일 “세계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그룹의 사장단 48명 중 호남 출신이 단 1명도 없다는 것은 사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최근 삼성그룹의 새 사장단 인사가 발표됐을 때 언론에서 ‘삼성전자 DNA’ ‘철저한 성과주의’ 등의 분석을 내놓았지만 ‘지역편중 인사’라는 키워드를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에도 삼성전자 대리점이 많고, 특히 광주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삼성전자 광주공장도 있다”며 “호남출신 사장이 단 1명도 없다는 사실을 지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삼성에서 일하는 (호남 출신) 사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라는 동기부여가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는 대표 기업이라면 지역이나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삼성그룹 5대 가치 중 하나인 ‘나눔과 상생추구’가 선전용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그룹 최고 경영진부터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그룹 홈페이지에 오른 계열사 30곳 중 27곳에 속한 사장급 이상 경영진 48명의 출신지를 보면 자의든 타의든 호남지역만 소외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장단 48명의 출신지 중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21명이다. 여기에 경기 5명과 인천 1명을 더한 수도권이 27명으로 과반(57%)이다. 나머지 21명은 영남 13명, 충청 4명, 강원 3명, 제주 1명 순이다.

삼성그룹에서 광주·전남과 전북 등 호남출신 사장급 임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5공화국 시절인 1985년 전남대 전기공학과에 재학하면서 교내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주해방 투쟁)위원장을 지냈다. 삼민투는 당시 학생운동단체 전국학생총연합 산하 투쟁조직이다.

전남 고흥 출신인 강 의원은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3년7개월 간 투옥되기도 했다. 정치권 입문과정은 파란만장했다. 16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절치부심 끝에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 속에서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6선 경력의 민주당 거물인 김상현 전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열린우리당’으로 처음 의원 배지를 단 그는 민주당으로 당적이 바뀐 18대에서도 4선으로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전 의원을 물리쳐 ‘거물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무난히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동안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과 국회예결특위 간사 등으로 활약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