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新패러다임-군비 증강] 한용섭 국방대 교수가 말하는 동북아 안보 갈등 해법
입력 2013-12-10 01:36
“밀착하는 美·日 vs 中 긴장 고조 한국, 역량 키워 중재 역할해야”
한용섭 국방대학교 교수는 9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듯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협력도 한국이 앞장서서 해달라는 주문이 있다”며 “우리 정부가 역량을 키워서 그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보유를 표방한 데 이어 중국이 태평양에서 미국과 적대하고 일본과도 대결상태로 나가면서 한국이 처한 안보상황은 5차 방정식처럼 풀기 힘든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미국 중심의 동북아 질서가 미·중 중심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을 너무 빨리 맞상대하여 주요 2개국(G2)으로 끌어들였고,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이에 대한 중국의 공세적 대응에 따라 동북아 지역 갈등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중국은 지난 20년간 군사비를 연평균 13∼15% 증가시켜 왔고, 러시아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육상대국으로서 대륙에서의 안보협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는 해·공군력을 증강해 태평양에서 미국 및 일본과 대결할 것으로 보여 안보상황은 향후 5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주변국 갈등이 고조될 경우 박근혜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역시 실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이 군사적 대결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외교적인 선언을 해나가자고 나올 경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호응을 받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우선 한·미동맹이나 한·미방위협력체제를 강화시켜 이를 상수로 바꿔놓고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커지면 한·중, 한·일 간 고위전략대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중재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일 냉각관계가 오래 지속되면 양국이 다 손해”라며 “협력관계를 조속히 복원시켜 우리의 중재역할을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미 관계가 약화되고 중국과의 관계만 강화되면 미국으로부터 불신받고, 중국에서도 우리의 역할에 대해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교수는 주장했다. 한 교수는 “우리가 이미 가진 전략적 자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발해 소프트 파워로서 국가 위상을 높이고, 주변 국가들이 우리 말을 경청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