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新패러다임-군비 증강] 한반도 주변 하늘·바다 군비 경쟁 격화
입력 2013-12-10 01:36
아시아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분야 협력은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안보 분야는 오히려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Asian Paradox)’ 현상이다.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계기로 군사적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중국이 경쟁적으로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특히 육군 중심의 전통적인 군비 증강과는 달리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해군과 공군의 전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영토분쟁으로 가속화되는 해양력 군비 경쟁=9일 한국전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재균형전략에서 해군력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미 해군은 전력의 중추인 항공모함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활약해온 엔터프라이즈가 지난해 말 퇴역하면서 이를 대체할 항모 제럴드포드호를 건조 중이며, 내년 진수시켜 2015년 작전배치할 예정이다. 포드급 항모는 일일 함재기 출격회수가 140∼160회로 엔터프라이즈호에 비해 25% 증가됐고, 가벼운 무인항공기도 이·착륙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와이에 있는 미 태평양 함대사령부가 아시아 지역의 미 해군 16만명을 지휘한다. 현재 미 샌디에이고 3함대에 5척, 일본 요코스카 7함대에 1척(조지워싱턴호) 등 모두 6척의 항공모함이 배치돼 있다. 잠수함은 전략잠수함 8척을 포함해 40여척을, 수상함은 구축함, 호위함 등 180여척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미군은 국방예산이 자동 삭감되는 상황에서도 공해(空海) 전투에 관련된 전력 사업비는 증액하고 있다. 이지스 구축함, 연안전투함, P-8 장거리 신형 해상 초계기 등이 대표적이다. 연안전투함은 미국 해안에 접근하는 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스텔스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P-8은 터보 팬 엔진을 사용하는 해상초계기로 P-3C보다 광활한 지역에서 초계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이 항공기는 적 함정 공격을 위한 하푼 대함미사일과 원격지상공격미사일(SLAM-ER)도 탑재할 예정이다.
잠수함 18척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2012년에 신형 잠수함 6척을 제작해 구형잠수함과 교체했다. 특히 일본은 센카쿠 열도 일대를 감시할 수 있는 기구형 레이더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지역 방위를 위해 사정거리 400∼500㎞에 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차세대 대잠 초계기인 P-1을 아쓰기 기지에 2기를 작전 배치했으며 2014년 말까지 총 7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일본은 헬기 탑재 호위함에 배치할 수 있는 F-35B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도 서태평양 지역으로 군사 진출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호를 칭다오(靑島)에 배치했다. 랴오닝호에는 전투기 26대와 헬기 24대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후 중국은 2035년까지 6척의 항모를 획득해 북해, 동해, 남해 함대에 2대씩 배치해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형 이지스 함정인 052C급 구축함을 추가적으로 전력화해 총 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됐으며 연내에 2척을 추가적으로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12발의 JL-2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탑재할 수 있는 두 척의 진(晋)급 잠수함(탄도유도탄장착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3척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은 대잠초계기 가오신(高新) 6호를 자체 개발해 시험 비행 중이다. 중국의 해양을 대상으로 한 적의 접근을 막는 전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2012년 개발 완료돼 실전 배치된 대함 탄도미사일인 DF-21D이다. 일명 항모 킬러인 이 미사일은 탑재 중량이 2t이며 오차 범위 10m 이내의 높은 정확도를 지니고 있다.
◇하늘은 스텔스기, 무인항공기 등 첨단 무기전장=세계 각국이 앞다퉈 개발하려는 대표적인 첨단 무기는 무인 항공기 체계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어 적극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에서 무인기 X-47B의 이·착륙에 성공했고, 극초음속 무인기인 X-51A의 시험 비행에도 성공했다.
중국 역시 무인기 개발에 나서 스텔스 기능을 가진 무인기 리젠(利箭)을 개발했고, 중고도 전략 무인정찰기 이룽(翼龍), 정찰과 공격이 가능한 텐이(天翼), 글로벌 호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샹룽(翔龍)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무인기만으로 구성된 대규모 함정 정찰 편대를 구축하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 역시 주요국이 각축을 벌이는 영역이다. 미국은 F-35의 최초 작전능력을 2016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젠(殲)-20 스텔스 전투기를 2017년 양산하기 시작해 2018년까지 작전 배치할 예정이다. 일본도 F-35A 스텔스기를 42대 도입해 2017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현재 3척인 이지스함을 6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2018년부터 스텔스 전투기 F-35A를 40대 도입하기로 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