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의 한국 젊은이들] JPO과정 통한 채용 많아… 59개 기구 한국인 479명
입력 2013-12-10 01:38
유엔 등 국제기구가 한국인들에게 멀고 먼 꿈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국력 신장과 함께 차츰 이들 기구에 진출하는 한국인이 늘어나더니 2006년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한국인의 국제기구 진출은 한층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국제기구 진출방법은=국제기구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다. 국제기구 숫자는 제한돼 있고 한꺼번에 대규모 공개채용을 실시하지도 않는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국제기구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고 한 기구 내에서의 업무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국제기구의 채용은 대부분 비정기적으로 이뤄진다. 한 자리가 빌 경우 해당기구에서 직원 채용공고를 내면 관련 절차에 따라 응모를 해야 한다. 따라서 국제기구 채용 홈페이지(careers.un.org)를 틈날 때마다 확인해야 한다.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방법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를 통하거나 청년전문가프로그램(YPP), 유엔봉사단(UNV), 유엔인턴십 등을 통해서 진출이 가능하다. JPO는 가장 대표적인 제도로, 각국 정부가 비용을 부담해 각 분야의 국제기구에 1∼2년간 수습직원을 파견한다. 각국 정부가 주관하는 JPO 선발시험에 합격해야 수습직원이 될 수 있다.
유엔 사무국에서 선발하는 YPP 시험에 합격하면 국제기구 사무국 등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YPP는 유엔 사무국에서만 선발하는 게 아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나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등에서도 YPP를 채용한다. UNV는 말 그대로 봉사단이다. 다만 체재비 등 일부를 지원받으면서 일정기간 해당기구에서 일하고, 공석이 생길 때 정직원 선발절차에 응모할 수 있다.
◇외국어, 관련지식 습득이 관건=능숙한 외국어는 필수다. 유엔아동기금(UNICEF) 로지스틱스센터에서 과장(chief)을 맡고 있는 박경란(39·여)씨는 9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나는 영어 외에 불어와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면서 “언어능력이 중요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현장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냈다는 박씨는 “과테말라부터 시작해서 짐바브웨 콜롬비아 필리핀 파나마를 거쳐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오게 됐는데,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새로운 근무지에 가기 전에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한 많은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들=올해 7월 현재 59개 국제기구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은 479명이다. 전문직인 P급 이상 직원의 숫자다. 구체적으로는 유엔 사무국 본부 57명,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 14명,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7명 등 유엔 사무국에 106명이 근무 중이다.
또 UNESCO 12명, UNICEF 15명, 세계식량계획(WFP) 11명, 세계보건기구(WHO) 12명, 국제노동기구(ILO) 9명, 국제원자력기구(IAEA) 31명 등이 근무 중이다. 479명 중 D급(국장급) 이상 고위직은 모두 44명이다. 반 총장을 필두로 강경화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사무차장보, 김원수 변화이행 담당 사무차장보가 활약하고 있다.
김광조 UNESCO 아태지역 사무소장, 김종진 식량농업기구(FAO) 재원동원국장, 박종균 IAEA 원자력발전국장, 박영우 유엔환경계획(UNEP) 아태지역 사무소장 등 24명은 임명직 고위급 인사들이다. 선출직 인사들도 20명에 달한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권오곤 유고국제전범재판소(ICTY) 부소장, 조석준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이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