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그 아름다운 이름] 나눠 쓰는 착한 경제… 공유경제 한번 해보실래요?
입력 2013-12-10 01:33 수정 2013-12-10 15:12
공유경제가 싹트고 있다. 안 쓰는 물건이 넘쳐나지만 끊임없이 사들여야 위안을 얻고, 각종 매체를 통해 지식은 넘쳐나지만 정보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착한 경제’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란 시간, 공간, 재능, 물건, 정보 등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눠 쓰는 것이다. 2008년 로런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진 개념으로 국내에선 서울시가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공유도시 선언’을 계기로 공유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공유단체·기업을 지정해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공유단체·기업을 중심으로 공유경제의 새싹을 살펴봤다.
경험·재능을 나누는 사람들
지난달 23일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 수원시평생학습관 내 도요새책방(www.doyolib.org)에는 여섯 명의 남녀가 모여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주말 오전이었지만 모인 이들의 눈에서 피곤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특히 토론을 주재하는 20대 초반 여성의 눈빛은 더욱 빛나고 있었다. 임소희(22) 북텔러. 저자의 추천을 받아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라는 책의 독서 토론회에 사회자로 나서게 됐다. 참가자 다섯 명은 교사, 전업주부, 학교폭력 상담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대학교 경제학과 졸업반인 임씨는 전공 지식을 살려 독서토론 참가자들에게 책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주며 토론을 이끌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소셜 다이닝 플랫폼 ‘집밥(www.zipbob.net)’을 통해 이 모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소셜 다이닝이란 주로 원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서 식사를 하며 교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영화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말 잘하는 것이 고민인 당신을 위해’ 등 다양한 주제를 골라 참가 신청을 하고 각 모임에 따라 약간의 회비 또는 준비물을 준비해 가면 된다.
국내외 여행에서 현지인의 가이드를 받고 싶다면 마이리얼트립(www.myrealtrip.com)을 이용하면 된다. 전세계 146개 도시에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인 또는 한국인 유학생, 주재원들이 여행객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자신만 알고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플레이플래닛(www.letsplay planet.com/kr)을 통해서도 현지인들의 생생한 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물건을 나누는 사람들
박경수(38)씨는 직장 야구 동아리가 해체된 뒤 하나 둘 모은 야구 장비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고민이 많다. 박씨처럼 쓰지 않는 물건 탓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물건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원더렌드(wonderlend.kr), 빌리(www.billi.co.kr), 빌리지(www.billiji.com) 등이 활동 중이다.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차를 빌려 쓰는 ‘카 셰어링’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다. 쏘카(www.socar.kr), 그린카(www.greencar.co.kr), 한국카쉐어링(www.wesharecar.co.kr) 등이 대표적이다. 렌터카가 주로 일 단위로 비용을 청구하는데 비해 카 셰어링은 대여시간과 실제 운행거리를 계산해 쓴 만큼 청구하는 방식이다. 회원가입을 하고 온라인 예약을 한 뒤 예약차량이 있는 주차장에 가서 이용하고 지정된 주차장에 반납하면 된다.
잘 입지 않는 정장을 기부해 면접을 앞둔 청년 구직자들이 빌려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열린옷장(www.theopencloset.net), 작아진 아이 옷을 보내고 적립한 가상화폐로 다른 아이 옷을 구매할 수 있는 키플(www.kiple.net)도 활용해 볼만 하다.
공간을 나누는 사람들
경기도 안양에 사는 김미영(36·여)씨는 서울로 볼일을 보러 나갈 때마다 주차 고민에 빠진다. 아무데나 차를 대놨다간 딱지를 떼거나 견인되기 십상이지만 도심 주차장 요금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김씨 같은 사람들을 위한 주차장 정보 공유 애플리케이션 ‘모두의 주차장’이 출시됐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앱을 내려받으면 주차장 위치와 주차요금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용자가 알고 있는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면 운영진이 반영해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하는 형식이다.
비앤비히어로(www.bnbhero.com), 홈스테이코리아(www.homestaykorea.com), 코자자(www.kozaza.com)는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여행자를 위해 집 전체 또는 방 한 칸을 내주고 일정 금액의 숙박비를 받을 수 있다. 여행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쾌적하게 머무를 장소를 구할 수 있어 좋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