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공동체] 어둠 물리치는 맑고 고고한 소리 울려 퍼져라

입력 2013-12-10 01:39


국민일보 창간소식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5주년이라니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처음 ‘복음 실은 국민일보’의 기치를 들고 경쟁 치열한 일간신문 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반반쯤 실린 눈으로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복음을 실었다”는 것이 기독교인에게는 반가운 메시지일 수 있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하거나 거부감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우려와는 달리 국민일보는 그간 자기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당당히 국내 주요일간지의 한 축을 이뤄 왔다.

국민일보는 그간 부정적이고 어두운 뉴스보다는 밝고 따뜻한, 그리고 긍정적인 내용의 소식들을 담아내려 노력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용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편집 방향은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온갖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어둡고 자극적인 내용들을 쏟아 내기 바쁜 세태다. 그런데도 밝고 따뜻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뉴스들을 찾아 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일보의 지난 25년을 우리 사회에 ‘긍정적 가치’라는 나무 한 그루를 심은 세월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일보는 이제 성년을 넘어 장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국민일보 역시 성장통도 있었고, 부딪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세월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과 웅비를 준비해야 한다.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며 동터 오는 새벽 창공을 향해 맑고 힘찬 울음을 울어대는 한 마리 상서로운 닭처럼 고고성(呱呱聲)을 울려야 할 때다.

김병종

◇화가, 서울대교수

◇국내외 개인전 30여회

◇김병종의 <화첩기행> 등 저서 20여권

◇서울대미대 학장, 서울대미술관 관장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