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교회]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재해 현장서 구호 앞장

입력 2013-12-10 01:28


조현삼(서울 광염교회·사진) 목사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국내외 재해 현장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재난구호 전문가다.

필리핀에 슈퍼 태풍 ‘하이옌’이 지나간 지 닷새 만에 현장에 들어갔던 조 목사는 9일 “평범하게 살아왔을 사람들이 먹을 곳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가 집어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사투를 벌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약탈자나 침략자라는 표현으로 이 사람들을 칭하기에는 너무나 참혹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구촌 곳곳의 재난 현장마다 달려가는 그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 세 가지는 ‘최대한 빨리 가자’ ‘현장에서 예수 믿는 사람, 안 믿는 사람 구분하지 말고 돕자’ ‘이재민을 위한 주택 이상의 건축을 하지 말자’다. 그는 이 원칙들이 광염교회의 구호사역에 동참한 사람들의 뜻이라고 믿는다. 조 목사는 한국교회의 국제재난구호사업에 대해 “이제는 한국교회 안에 재난당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큰 교회뿐 아니라 성도수가 작은 공동체들도 구호사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번 필리핀 구호사업에는 서울역 인근 쪽방촌 노숙인 교회에서 2주치 헌금 42만원을 보내왔고, 한 미자립교회도 15만원의 헌금을 보냈다고 한다.

조 목사는 “현장에서 사역하다 보면 구호기금을 지원했다는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재난구호기금은 쓰고 난 자리에 표가 나지 않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지금 필리핀 피해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도 이재민들의 가옥을 수리할 수 있는 목재 합판이나 양철지붕이라고 그는 전했다.

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