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스윙잉] 16세 리디아 고, 프로 전향 47일 만에 감격 우승

입력 2013-12-09 02:55

세계여자골프계의 ‘샛별’ 리디아 고(16)가 프로 전향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리디아 고는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합계 11언더파 205타 기록,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을 3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0월 프로 전향을 선언한지 2개월도 안돼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우뚝섰다. 우승 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5000만원).

유소연은 퍼팅난조로 준우승(8언더파 208타)에 머물며 또 다시 ‘역전패 징크스’에 고개를 떨궜다. 전날 1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유소연은 전반까지 리디아 고에게 3타차로 여유있게 앞서가다 14번 홀에서 역전을 당했다.

유소연은 1타차로 앞서던 14번홀(파3)에서 1.5m 파퍼트에 실패한 뒤 80㎝ 보기 퍼트 마저 홀컵을 돌고나와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1타차로 뒤졌다. 이어 16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에 실패해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리디아 고에게 3타차로 벌어지며 주저앉았다.

그는 지난 9월 한화금융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7타차까지 앞서다 김세영(21·미래에셋)에게 역전패당했다. 또 지난해 LPGA 개막전인 ISPS 한다호주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 18번홀 보기에 발목이 잡혀 우승컵을 내줬다.

리디아 고는 전반이 끝났을 때 유소연보다 3타를 뒤졌으나 연속버디로 반격을 시작해 유소연의 14번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승기를 잡았다.

프로전향후 1개월 17일만에 우승을 차지한 리디아 고는 종전 김효주(18·롯데)의 KLPGA 데뷔 최단기간 우승기록(2개월17일)을 한 달 앞당겼다. 또 세계랭킹 6위인 리디아 고는 이날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 5위 유소연과 챔피언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프로전향 후 후원사 물색에도 급물살을 타게됐다. 리디아 고는 “긴장을 많이 해서 18번홀 퍼트를 한 뒤에도 우승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트로피를 받고서야 실감이 났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경기를 참가해야 하는데, 즐기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첫날 선두였던 박인비가 최종합계 7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김효주는 강풍속에서 4타를 줄이면서 아마추어 시절 라이벌 백규정(18·CJ)과 3언더파 21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올해 상금왕 장하나(21·KT)는 합계 2언더파로 청야니(대만), 폴라 크리머(미국) 등과 공동 6위로 경기를 마쳤다.

타이베이=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