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 세워졌지만 아이들을 잃어버린 놀이터… EBS ‘다큐프라임-놀이터 프로젝트’
입력 2013-12-09 01:28
다큐프라임-놀이터 프로젝트(EBS·9일 밤 9시50분)
우리나라 놀이터에 설치된 안전수칙은 ‘그네를 흔들지 마세요’ ‘미끄럼틀은 엎드려 타지 마세요’ ‘큰 소리로 떠들지 마세요’ 등 온통 부정적인 문구 투성이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채 놀이터가 세워졌지만 정작 놀이터는 주인공인 아이들을 잃어버렸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놀이터를 단순히 놀기 위한 장소가 아닌 ‘위험’을 경험하기 위한 장소로 정의한다. 매끈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시소, 아이가 혼자 오르기 높아 보이는 미끄럼틀, 우리나라에서는 비위생적이라고 퇴짜 맞은 모래도 유럽에서는 아이들에게 늘 환영받는 존재다. 독일 한 놀이터 회사 대표는 “고무바닥에 유리조각이나 돌멩이가 놓여 있으면 아이가 넘어질 경우 살을 파고들지만 모래나 조약돌 바닥에서는 바닥으로 들어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3부작 다큐멘터리 ‘놀이터 프로젝트’는 놀이터에 담긴 다양한 교육 철학과 미학적·사회적 의미를 살펴본다. 1부 ‘위험한 놀이터로 오세요’(사진)에 이어 10일 방송되는 2부 ‘나의 놀이터를 소개합니다’는 어른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삭막한 학교, 볼품없는 벽면, 거칠기만 한 아스팔트 바닥 등도 얼마든지 색다른 놀이 공간이 될 수 있다. 11일 방송되는 3부 ‘꿈꾸는 놀이터’에선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 놀이 시설을 설치한 모습을 담는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