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호전… 청년층 실업 여전
입력 2013-12-09 01:41
미국 고용시장에 순풍이 불고 있는 듯하지만 청년 실업난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미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달 전체 실업률이 전월보다 0.3% 포인트 떨어진 7.0%를 기록했지만 20∼24세 실업률은 11.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 실업률은 2008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고용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 6%대 실업률도 목전에 두게 됐지만 청년들의 사정은 다르다. 20∼24세 실업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있고, 25∼34세 실업률은 7.4%로 지난 10월(7.3%)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과 고용시장 호조의 훈풍이 젊은이들을 비켜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15∼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에는 12.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청년들도 줄었다. 25∼35세의 이사율은 지난해 13.5%에서 올해 12.7%로 하락했다. 자기 집을 마련해 독립하는 대신 부모 등과 함께 사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인구통계학자인 윌리엄 프레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경기호조로 길이 트이기를 기다리면서 아직 웅크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여건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일자리 20만3000개가 늘어나는 등 최근 3년간 200만개 이상이 새로 생겨났지만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사라진 일자리 900만개엔 여전히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생겨나는 새 일자리가 대부분 저임금 직종이어서 내수 활성화 등 경제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증권사 레이몬드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