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밀보호법 후폭풍 아베 내각 지지율 속락

입력 2013-12-09 01:41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특정비밀보호법 강행처리 뒤 후폭풍이 거세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고 각계에서 분노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특정비밀보호법이 참의원을 통과한 다음날인 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전국 성인 남녀 3212명(응답자 1476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6%,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34%였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이 지난달 26일 특정비밀보호법안을 중의원에서 강행처리한 직후 실시한 직전 조사보다 지지 응답은 3% 포인트 하락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4%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49%)은 지난해 12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정비밀보호법 찬성 응답이 24%, 반대가 51%로 나타나 부정적 여론이 과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 200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시라카와 히데키 등이 참여하는 ‘특정비밀보호법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은 7일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비밀보호법은 기본적 인권과 평화주의를 위협한다”며 “민주주의가 전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날 성직자 20여명도 도쿄 시내에서 “강행처리는 테러다” “민주주의를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야당의 분열 조짐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야당 ‘다함께당’의 에다 겐지 전 간사장(중의원 의원)은 특정비밀보호법 등을 둘러싼 대표와의 갈등 끝에 탈당키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에다 전 간사장은 이르면 9일 탈당계를 내고, 뒤따르는 다른 의원들과 연내에 신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요미우리는 와타나베 요시미 다함께당 대표가 여당 쪽에 치우치고 있다는 당내 비판이 만만치 않아 신당에 동참할 소속 의원이 1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다 전 간사장은 지난달 26일 특정비밀보호법의 중의원 표결 때는 찬성 입장의 당 집행부의 방침에 반발해 퇴장한 바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