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착해진 요즘 기업 송년회… ‘고주망태’ 옛말 ‘나눔봉사’ 대세
입력 2013-12-09 01:40
긴 불황으로 기업의 세밑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음주로 흥청대던 송년회 대신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누는 행사를 준비하거나 동료·가족과 함께하는 이색 모임이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불우이웃의 월동준비 돕기에 나섰다고 8일 밝혔다. 이달 전체를 임직원 사회봉사활동 기간으로 정했다. 임직원들은 사내 봉사단체 600여곳을 중심으로 자매결연한 전국 복지시설과 불우이웃에게 쌀, 난방유, 이불 등 생필품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매년 시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을 거르지 않고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방문해 이불, 전기포트 등을 전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본사·전국 13개 점포 직원들이 소외이웃 단체 80여곳을 찾아 생일파티, 청소, 요리 등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CJ E&M은 오는 18일 임직원이 기부한 소장품을 판매하는 ‘기부마켓’을 열고 수익금 전액을 홀몸노인과 보육원 난방비로 기부할 계획이다.
각 기업의 연말 김장나눔, 연탄배달 봉사도 활발하다. GS건설은 임직원 및 가족 120명,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 미코리더스 회원과 함께 지난 6일 경기도 광주시 중증장애인 생활시설에서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한화그룹은 이달 말까지 전국 15개 계열사, 40여개 사업장 임직원 2000여명이 참여해 사회복지기관 20여곳과 독거노인·소외이웃 500가구 등에 연탄 12만장을 지원하고 배추 5만 포기로 직접 담근 김장을 6000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정근우, 이용규 선수도 입단 후 동료 선수들과 지난 1일 대전시 부사동에서 연탄 1200장을 배달했다.
임직원이 준비한 공연으로 동료·가족이 함께하는 송년회도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는 임직원이 참여하는 송년 음악회를 준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18∼19일 파주·구미 공장에서 노래, 춤, 악기연주 등을 펼치는 ‘2013 락(樂) 페스티벌’을 연다. SK그룹은 그룹 계열사 연합 동호회인 록밴드가 올해 처음으로 가족들을 초청해 공연을 열 예정이다.
술 없는 송년회를 강조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송년회가 집중되는 4주일(2∼27일) 동안 ‘다음날 아침도 상쾌한 송년회’라는 이름의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폭음을 막기 위한 것으로 벌주·원샷·사발주 등 3대 음주 악습을 금지하고 지나친 ‘건배사 제의’도 하지 않기로 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