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검증 받겠다”

입력 2013-12-09 01:40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도입하는 바람에 통신망 도청 우려 등에 시달리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화웨이 장비의 보안 검증을 받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계속되는 보안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인증기관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인증을 받겠다고 8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뿐만 아니라 기존 장비 공급 업체의 제품도 별도로 보안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 및 국내 공인 기관이 필요로 할 경우 납품한 장비의 소프트웨어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없는 국제기관에서 인증에 필요한 기술적 소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21일 화웨이 통신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었다. 파장이 커지자 10일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통신망은 외부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돼 있어 원격 접속이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통신망을 직접 운영·감시하기 때문에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정부 측은 “화웨이 장비를 통해 주요 정보가 유출되는 등 한·미 간 군사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중은 화웨이 장비를 둘러싸고 2008년부터 대립하고 있다. 지난 3월 미 정부는 주요 기간망에 화웨이 장비를 쓰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상황이 꼬이자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 불끄기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미국 측이 제기한 문제가) 기술적 문제인지 외교적 문제인지 아니면 정치적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며 “정치·외교 문제라면 말하기 어렵지만 기술적 문제라면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가 화웨이 장비를 쓰는데다 SK텔레콤과 KT도 화웨이의 유선 장비를 쓰는데 왜 LG유플러스만 문제가 되느냐”고 덧붙였다.

통신업계는 LG유플러스의 보안 인증과 검증 결과가 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의 통신장비가 계속 유입될 경우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