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기지 않는 필리핀 상처… 한국교회 온정 계속된다
입력 2013-12-09 01:36
한국교회 곳곳에서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주민을 위로하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는 지난 5일 필리핀 재난지역을 방문해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유만석 대표회장 등 한장총 임원진은 태풍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타클로반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안티폴로시를 방문, 선교 단체인 페이머스미션아카데미(강중희 선교사·예장 백석)를 통해 쌀 2000㎏을 300여 가정에 나눠줬다. 한장총은 또 타클로반 지역의 구호활동을 위해 강 선교사와 현지인 사역자인 라이코 목사 등 2명을 파견키로 하고, 이를 위해 성금 1만 달러를 전달했다.
유 대표회장은 현지 방문단 예배 설교(빌 2:1∼5)를 통해 “한국기독교의 70%가 넘는 장로교회가 마음을 같이하고 뜻을 합해 연합과 일치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존중과 겸손으로 타인을 향한 사랑의 책임을 다한다면 한국교회뿐 아니라 대한민국도 새롭게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장총은 오는 11일 대표회장 취임감사예배를 드릴 때 축하 화환 대신 필리핀 재난지역 구호성금을 보내 달라고 회원교단에 요청했다.
경기도 오산시 궐동 오산침례교회(김종훈 목사)는 지난 7일 태풍 피해자들을 위해 마련한 생활필수품을 민간비영리단체(NPO)인 프로보노 국제협력재단에 전달했다. 김종훈 목사는 “매년 추수감사주일을 전후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 등 먹거리를 전달해 왔다”며 “올해 추수감사주일에는 해외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기로 했는데 공교롭게 지난달 8일 필리핀에 태풍이 발생해 그 피해자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지난달 10일부터 3주간 수건과 비누, 치약과 칫솔, 노트 등을 모아 총 90개의 상자에 나눠 담았다. 하지만 필리핀에 직접 전달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지난 1일부터 오산침례교회 특별새벽기도회 강사로 나선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가 이 소식을 듣고, 프로보노 국제협력재단과 연결시켜줬다. 프로보노 국제협력재단은 다음 달 중 필리핀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1962년 세워진 오산침례교회는 1990년부터 무료급식을 했고 2000년에는 사회복지법인 세교복지재단을 설립해 목욕봉사, 결식아동 급식, 장애인 전문 보육 등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재찬 이사야 기자 jeep@kmib.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