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밀수출 도운 前 인천세관장 구속

입력 2013-12-09 01:38

금괴 밀수출을 도와주고 업자로부터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관세청 인천세관본부 전 세관장이 구속됐다. 세관 간부가 금괴 밀수 과정에 직접 가담했다가 적발되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황의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전 인천세관장 진모(58)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전휴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진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진씨는 2007∼2008년 인천공항 휴대품통관국장으로 있으면서 금괴 밀수출업자로부터 현금 5000만원과 고급 양주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수출업자 최모(45·수감 중)씨 일당은 2008년 2월부터 5개월간 국내에 있던 금괴를 인천공항 출국장의 상주직원 통로 등을 이용해 홍콩으로 밀반출했다. 휴대품통관국 직원 윤모(48)씨가 금괴 ‘심부름꾼’ 노릇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씨는 업자들이 출국하기 전 미리 화장실에서 만나 금괴를 감춘 조끼를 대신 입고 직원 전용 통로로 심사대를 통과한 뒤 업자들에게 다시 금괴를 전했다고 한다. 건당 200만원씩 모두 1억여원을 대가로 받았다. 검찰은 지난 1월 윤씨를 구속기소하고, 범행에 ‘윗선’이 개입돼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계속 진행해 왔다. 윤씨를 구속했던 인천지검 특수부장이 현재 금융조세조사3부를 지휘하는 황 부장검사다. 검찰은 관련 진술을 확보한 뒤 지난 4일 진씨를 체포했다.

진씨는 1986년 재무부에 7급 공채로 임용됐으며 관세청 외환조사과장, 조사총괄과장, 광주본부세관장 등을 지냈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