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 인기 업은 신촌, 재번영 꿈꾼다

입력 2013-12-09 01:42


“전철 타고 신촌에 내리가 그레이스백화점 앞으로 나온나. 그 백화점 끼고 올라와가 공원 하나 지나믄 형제갈비가 있고, 거기 지나서 쭉 올라오면 있는 독수리다방, 그 사잇길로 오면 신촌 하숙이라고 간판 보일기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서울에 갓 올라온 ‘삼천포’에게 하숙집 주인은 신촌 연세대 앞 하숙집 오는 길을 이렇게 설명한다. 신촌에는 여전히 그레이스백화점(현 현대백화점)과 형제갈비, 독수리다방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때 재개발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던 신촌의 명소들을 지키기 위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신촌재생포럼’(가칭)을 만들었다.

1971년 음악다방으로 문을 연 독수리다방은 대학생들의 아지트였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사연과 함께 음악을 신청했고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만남의 장소이자 연락 창구였다. 소설가 성석제와 시인 기형도 등 문인들의 단골집이던 이곳은 2005년 문을 닫았다가 올 1월 다시 열었다. 반면 73년부터 38년간 운영됐던 주점 ‘훼드라’는 운동권 학생들의 쉼터였지만 지금은 없다. ‘홍익문고’는 지난해 재개발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가 시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신촌재생포럼 회원들은 지난달 28일 독수리다방에서 첫 모임을 갖고 신촌의 재번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신촌로터리∼연세대 정문 구간이 보행자와 시내버스만 다니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변신하게 됨에 따라 이곳에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