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브리핑] 엔화 추가 하락여부가 증시 최대변수

입력 2013-12-09 01:43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최근 역설적 상황에 빠져 있었다. 경제지표가 호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하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주가가 기업의 미래 가치, 즉 실적 전망을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원인은 유동성이다. 경기가 호전되면 미국 금융당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미 증시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6일(현지시간)에는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보다 20만3000명 늘어 시장의 예측치 18만명을 크게 웃도는 결과가 발표됐지만 증시가 급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6% 뛰었고, 유럽 주요국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비정상적인 상황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단행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7일)를 앞두고 9일 예정된 연준 인사들의 연설 내용에 따라 증시는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연설 예정자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등은 물가안정을 중시해 통화 긴축에 무게를 두는 매파 인사들로 출구전략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원·엔 환율 변동성에 따른 국내 수출주들의 부정적 파급효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임박에 따른 수급 부담 등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의미 있게 개선되기 위해서는 12월 FOMC에서 양적완화 조기 축소 결정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은 물론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예정된 다른 이슈로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꼽을 수 있다. 다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12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연 2.50%)가 동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등 금리인하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 미국 11월 소매판매(12일), 11월 생산자물가(13일), 중국 11월 소비자물가 및 11월 생산자물가(9일), 중국 11월 산업생산 및 11월 고정자산투자, 11월 소매판매(10일)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