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에선 ‘천상의 金’도 따낼듯
입력 2013-12-09 02:57
‘피겨 여왕’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김연아는 8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우승하며 소치올림픽 리허설을 마쳤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서 73.37점, 프리스케이팅 131.12점으로 합계 204.49점을 받으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 오른발 부상을 당한 뒤 실전감각 점검 차원에서 대회에 나선 만큼 김연아의 순위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김연아는 같은 시기에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 아사다 마오의 204.02점을 앞지르며 소치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해외 언론도 김연아의 복귀전 우승에 주목했다. 소치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는 홈페이지에서 김연아의 우승을 아사다보다 크게 다루면서 “부상에서 막 복귀한 김연아가 작은 실수를 딛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우승해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도 “김연아가 복귀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여주며 아사다의 점수를 앞질렀다”면서 “아사다는 현역 여자 스케이터 가운데 유일한 트리플 악셀 성공으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고 조바심을 드러냈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대회 2년 연속 우승과 최다 우승 타이(4회) 등 여러 가지 기록도 함께 세웠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의 회전 수 부족과 두발 착지 등 고질적인 점프 불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1차례, 프리스케이팅에서 2차례 트리플 악셀 점프를 넣었지만 각각 회전수 부족과 엉덩방아 등으로 한 번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김연아 역시 이번 대회에서 200점을 넘기며 우승하긴 했지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연이틀 점프 착지 과정에서 불안함을 드러냈다. 6일 쇼트프로그램 더블 악셀(2회전반) 점프 후 중심을 잃으면서 빙판을 손으로 짚었고, 8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첫 점프 뒤 엉덩방아를 찧었다. 새로운 프로그램인데 재활훈련 때문에 덜 적응한 면도 있었지만 체력적인 부분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치올림픽까지 남은 두 달은 김연아가 완벽한 모습을 되찾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는 여전했고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노련함 역시 더욱 성장했다.
김연아는 “체력을 100%로 끌어올리고 매끄럽지 않은 부분을 다듬어 소치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연아가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여자 싱글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날이 멀지 않았다. 김연아는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