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추’ 4인 공동위원장 공개] 모두 올드 맨… ‘깜짝 인물’ 없었다

입력 2013-12-09 02:35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8일 창당 준비위원회 이전 단계의 실무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 공동위원장 4명을 공개했다.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 민주당 김효석·이계안 전 의원 등이다. 하지만 이번 인선이 창당 공식화 이후 첫 영입 인사 발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참여정부와 민주당 출신, 안 의원 측에 합류했다고 알려진 지역 인사라는 점 때문에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들 모두 내년 6·4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어 신당 창당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선거 겨냥한 포석인가=안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부터 새정추 주최의 설명회와 정책토론회를 전국 곳곳에서 개최하는 동시에 공개적인 인재 영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연달아 치러지는 7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별도 조직의 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금태섭 변호사가 새정추 대변인으로 나선다.



안 의원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여러 이념과 가치들이 공존하고 융합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진보·보수를 넘나드는 정치 지향점을 강조했다. 이어 “훌륭한 인재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 십고초려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창당보다는 내년 선거 성적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위원장들이 수도권·호남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인천시장 후보로, 윤 이사장과 김 전 의원은 각각 신당의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 전 의원도 두 차례나 서울시장에 도전했다. 안 의원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인선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지만 윤 이사장 등은 “출마를 고민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창당 시점 등 향후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는 “새정추가 논의해 로드맵을 마련하고, 따로 설명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안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 내 서울 여의도에 새정추 사무실을 열고 30여명의 실무진 조직을 공개한다.



◇결국 민주당 출신…“인물난 겪나”=이번 인선을 놓고 지역, 성별 안배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영남권 배제에 대해 “제가 부산, 송 의원이 대구”라는 말로 대신했다. 여성 등 공동위원장 추가 인선도 발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출신의 김, 이 전 의원 합류에 대해서도 야권 내 뒷말이 나온다. 인재 빼가기 아니냐는 불만이다. 지난 26일 탈당계를 제출한 이 전 의원에 이어 김 전 의원도 이날 아침 탈당했다.

때문에 안 의원 측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진영 안팎에서 들린다. 안 의원이 사실상의 독자 세력화 행보를 시작한 지 1년이나 지났는데 새로운 인물이 없어서다. 안 의원은 “현역 의원은 영입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가기관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한 야권과 시민사회의 비판연대가 흔들리길 원하지 않고, 야권의 분열로 여당에 좋은 일만 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각 당에서 탈락한 정치 지망생들의 또 하나의 이합집산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