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년… 北 대대적 세대교체 1인 지배 강화
입력 2013-12-09 02:29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출범 2년을 맞아 핵심 권력층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서며 1인 지배체제를 위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오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앞둔 북한은 장성택(67) 국방위 부위원장 실각을 계기로 65세 이상 원로 대부분을 내치며 김정은 친정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이미 김정은호(號)의 공식 출범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한 상태다. 신호탄은 지난해 7월 이영호(71) 인민군 총참모장 해임이었고, 정점은 자신의 오랜 후견인인 장 부위원장 실각이다. 모두 아버지 김 위원장 시대의 거물들이다.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김 제1위원장의 움직임은 노동당과 군부 장악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최근 2년간 노동당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40%나 교체했다. 최휘 제1부부장을 비롯해 박태성 김병호 홍영칠 마원춘 부부장 등 40~50대 소장파들을 현지 시찰에 데리고 다니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군부의 경우 지난해 4월 당 출신인 최룡해(63)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한 이후 주요 간부들을 50~60대로 채웠다. 군부의 5대 핵심 요직은 모두 소장파로 채웠다. 자신의 세대에 맞는 젊은 노동당, 젊은 군부를 내세우면서 과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65세 이상, 특히 70~80대 원로들을 모두 해임하거나 숙청한 것이다.
그의 권력기반 공고화는 2년간 치밀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4월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최고지도자로 공식 등극함과 동시에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을 명기했고, 올 3월에는 핵무력·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천명했다. 지난 8월에는 북한 주민 행동규범인 ‘노동당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39년 만에 개정하면서 당의 영도를 거듭 강조했다.
군부 장악 역시 물밑에서부터 이뤄졌다. 김 제1위원장은 13년 만인 지난 10월 인민군 중대장대회를 열었고, 11월에는 군내 보안을 담당하는 보위일꾼대회를 20년 만에 개최했다. 대북 전문가는 8일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대장대회에서 연설, 개회사, 폐회사까지 도맡아 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군부를 바닥부터 확실히 장악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