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를 위한 기도 종교·인종·국경을 넘다

입력 2013-12-08 20:21 수정 2013-12-09 01:34

‘마디바(만델라의 애칭)를 위해 기도합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추모하는 데에는 종교도 피부색도 국적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크리스천은 물론이고 무슬림, 유대교인들까지 만델라 전 대통령의 고향 남아공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그를 떠나보내며 두 손을 모았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 국장이 열리는 오는 15일(현지시간)까지를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주마 대통령은 8일 요하네스버그 브라이언스톤 감리교회에 출석해 추모예배를 드렸다. 수많은 남아공 국민들도 교회 주일예배에서 만델라를 추모했다.

거리 기도회 열기도 뜨거웠다. 요하네스버그 호튼의 자택과 소웨토의 옛집 주변 거리에는 지난 5일부터 수백 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꽃과 편지를 놓아두며 철야 추모 기도회를 열고 있다. 시민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거나 찬양을 하는 등 제각각의 방식으로 고인을 그리워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영국 런던의 의회광장 앞 만델라 동상과 트라팔가 광장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국 전역에서는 만델라 초상이 그려진 벽화 앞마다 추모객들이 가져다 놓은 촛불과 헌화가 쌓이고 있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과 독일 베를린, 미국 워싱턴 등 각국의 남아공 대사관 앞에도 추모 인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도 애도를 표했다. 세계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만델라는 긴 투쟁을 끝내고 하나님 안에서 자유를 얻었다”며 “유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그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미국 하나님의성회 조지 우드 총감독은 “만델라는 삶에서 증오 대신 사랑을, 싸움 대신 화해를, 비난 대신 용서를 실천하는 등 기독교적 덕목을 몸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