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정씨, 한양대 박사학위 논문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국익 위주로…”

입력 2013-12-09 01:33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타계 2주기(오는 13일)를 앞두고 그의 ‘극일(克日) 리더십’을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에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인공은 ‘박태준 리더십’을 다룬 논문으로 지난 8월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허남정(61·사진)씨. 그는 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국익 위주로 한·일 관계를 해야 한다는 박 전 회장의 말이 절실한 때”라며 “박 전 회장이 포스코를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만든 데는 유년 시절 일본에서 14년을 지내면서 키운 극일의 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이 일본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끊임없이 공부했으며 일본의 장점을 포스코의 건설과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 전 회장은 목욕을 중시하는 일본의 문화를 포항제철에 옮겨 심었다. 1970년대 54억원을 들여 공장 목욕탕 120곳을 서울의 고급 호텔 수준으로 고치게 했다. 대부분 사람이 동네 목욕탕을 1년에 한두 차례 가던 당시로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허 박사는 “직원들이 몸이 깨끗해지자 철강제품도 몸처럼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는 최고의 품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사실도 논문을 통해 바로잡았다. 박 전 회장은 일본 최고의 명문 사립인 아자부 중학교를 졸업했는데 국내 몇몇 평전에는 시골 중학교를 나온 것으로 돼 있다. 그는 “박 전 회장은 학창 시절 쌓은 인맥을 추후 포스코를 키우는 데 전폭적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허 박사는 박 전 회장이 창립한 한일경제협회에서 약 25년간 일하면서 박 전 회장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