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자형으로 휘어진 다리, 교정술로 펴고 줄기세포 치료로 연골 재생
입력 2013-12-09 01:36
60대 주부 박미순(가명·경기도 용인시)씨는 몇 년 전부터 무릎이 시큰거리고,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꼈다. 그나마 처음에는 참을 수 있을 정도여서 찜질이나 파스 붙이는 것으로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릎 안쪽 부위 통증이 갑자기 심해져 정형외과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검사 결과 그의 무릎은 잔뜩 부어있는데다 다리가 안쪽으로 휘어 ‘O자형’으로 변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릎 통증과 함께 휜 다리로 인해 일상생활 중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O자형 휜 다리는 겉으로 보이는 미관상 문제뿐만 아니라, 무릎 안쪽 연골이 마모되면서 보행 시 심한 통증을 유발시켜 문제가 된다.
휜 다리란 말 그대로 하지정렬이 바깥(X자형) 또는 안쪽(O자형)으로 휜 상태를 말한다. 늘 압박을 받는 한 쪽 연골이 더 많이 닳게 되면서 뼈끼리 부딪치게 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한쪽으로 연골이 집중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골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닳으며 진행되는 일반적인 퇴행성관절염보다 더 고통을 느끼게 된다.
속칭 O자형 휜 다리는 똑바로 서서 양 무릎 사이 간격을 쟀을 때 5㎝ 이상 벌어진 경우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내반슬(內反膝)이란 병명이 붙어있다. 반대로 X자형 휜 다리는 양 무릎이 맞붙어 ‘><’모양으로 변한 경우로 외반슬(外反膝)로 불린다. 이 때는 O자형과 달리 바깥쪽 무릎 연골이 더 닳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무릎 관절이 이렇게 휘는 이유는 한쪽에 체중을 많이 싣는,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다. 좌식생활과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동양인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특히 오랜 시간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가 습관화된 한국 여성들에게 흔하다.
좌식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 허벅지 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 사이에 있던 무릎 연골의 안쪽이 닳을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여성의 경우 50대 이후엔 폐경과 함께 골다공증이 촉진되고 연골도 약해지면서 휜 다리가 가속화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연골은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성 조직이다. 이미 닳기 시작한 연골은 충격을 받는 만큼 손상이 가속화되고,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기도 쉽다.
따라서 통증에서 벗어나려면 수술로 휜 다리의 각도를 교정해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휜 다리 교정술은 안쪽으로 기울어진 다리를 곧게 펴줌으로써 무릎 안쪽 연골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다.
이미 닳아서 없어진 연골을 재생시키는 데는 줄기세포 치료가 맞춤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자신의 지방 및 골수에서 채취한 자가 줄기세포 또는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추출한 타가 줄기세포(카티스템)를 연골이 손상된 부위에 주입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O자형으로 휘어진 다리를 휜 다리 교정술로 곧게 펴고 줄기세포 주입 치료까지 해주면 퇴행성관절염 치료효과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술에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연세사랑병원은 엄홍길휴먼재단과 손잡고 올해 초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 휜 다리 관절염 환자들을 돕기 위해 ‘제대혈 줄기세포 무료시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