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中 스마트폰 시장 놓고 맞짱
입력 2013-12-07 01:46
삼성전자와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격돌한다. 중국 정부가 LTE 서비스 인가를 하면서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이나모바일 시궈화(奚國華) 회장은 6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과 만났다.
두 사람은 차이나모바일이 도입하는 시분할(TDD) LTE 서비스에 필요한 단말기 공급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수가 7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통신 사업자다.
시 회장의 방문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와 유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이나모바일은 TDD LTE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스마트폰 제품군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도 중국 시장 1위를 수성하려면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차이나모바일과의 협업이 절대적이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애플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중국 시장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차이나모바일 입장에선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 구도를 통해 단말기를 공급받을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애플은 18일부터 아이폰5s를 중국 시장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이폰5s는 TDD LTE 사용이 가능해 차이나모바일의 첫 LTE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조사업체 트레피스는 차이나모바일이 매달 15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을 포함하면 2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콩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 마빈 로는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미국보다 낮아 제조업체들에겐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내에서도 부유층이 가장 많은 사업자이며, 적어도 가입자의 10%인 7000만명 정도가 고가 아이폰의 잠재 고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21.6%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5대 중 1대는 삼성전자 제품인 셈이다. 애플은 4.8%로 7위다.
삼성전자가 TDD LTE 모델을 내놓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어 아이폰5s가 고가 시장에서 선전하면 점유율 변동이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부터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서 시장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애플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아이폰5c는 예상외로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