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라이벌’ 김연아·아사다 마오 소치 올림픽서 마지막 맞대결

입력 2013-12-07 01:43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1990년 9월생인 두 선수는 태어날 때부터 라이벌 운명이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후 미국의 ‘타임’은 역대 피겨 스케이팅 최고의 라이벌 톱10을 선정했다. 1위를 차지한 것은 ‘브라이언의 전쟁’으로 유명했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 ‘피습 사건’으로 지면을 달군 토냐 하딩-낸시 캐리건(이상 미국)도 아니었다. 바로 김연아-아사다 마오였다.

두 선수는 노비스(13세 이하)와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다. 당시엔 좋은 연습 환경에서 자란 아사다가 다소 우세했다. 아사다는 처음 맞대결을 펼친 2004년 핀란드 헬싱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이듬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시절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앞세워 김연아보다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에도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점프는 회전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심판들은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김연아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역전을 예고했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라이벌 구도는 이어졌지만 점차 김연아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첫 시니어 맞대결이었던 2006년 12월 그랑프리파이널의 우승은 김연아에게 돌아갔다. 김연아가 이후 2년가까이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하는 사이 아사다가 잠시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연아가 훈련 장소를 캐나다로 옮기고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독주 체제를 굳혔다. 특히 2008-2009시즌부터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더니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으로 우승했다. 신채점제 도입 이후 여자 싱글 선수 최초로 200점 돌파였다. 기선을 제압한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은메달리스트 아사다와의 점수(205.50) 차는 무려 23.06점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둘은 나란히 슬럼프에 빠졌다. 김연아는 목표를 상실했고, 아사다는 모친 타계와 점프 난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김연아가 복귀하고 아사다가 부활하면서 다시 라이벌 구도가 펼쳐졌다. 다만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 3위 아사다 마오에 20점차로 우승할 정도로 실력차는 여전하다. 이제 김연아와 아사다의 10년 승부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두 선수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 가운데 아사다는 2인자 꼬리표를 떼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다만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아직도 고질적인 회전부족에 고전하고 있어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될 수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