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녀상 욱일기 조롱 파문

입력 2013-12-07 01:28


미국의 극우 블로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올려놓고 조롱하는 사진(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교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토니 마라노는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글렌데일 시립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방문기라며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소녀상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린 종이봉투를 씌워놓는가 하면 소녀상 양손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들려놓는 등 노골적으로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그와 동행한 순 퍼거슨이라는 일본계로 보이는 남성이 소녀상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찍은 사진도 올렸다. 60대로 알려진 마라노는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이슬람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는 등 황당한 주장을 펴는 인물이다.

특히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본 극우 민족주의와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고 한국을 혐오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라노는 일본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을 방문해서는 이들의 극진한 환대 속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적도 있다.

이 사진을 본 소녀상 건립 주역 단체 가주한미포럼 윤석원 대표는 “너무 상식 이하의 황당한 짓이라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가주한미포럼은 당초 소녀상 건립 때 함께 설치하려다 시 당국의 만류로 포기했던 감시 카메라를 세운다는 방침을 정하고 시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