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 수도 곳곳 교전… 사망자 100명 넘어

입력 2013-12-07 01:28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5일(현지시간) ‘셀레카(Seleka)’로 불리는 이슬람계 반군 연합과 기독교계 민병대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주둔 중인 아프리카 평화유지군과 프랑스군의 무력 사용을 승인했다.

이번 충돌은 기독교계 민병대가 이날 오전 6시쯤 수도 방기의 북부지역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프랑수아 보지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계 민병대는 지난 3월 정권을 장악한 셀레카 반군에 지속적으로 소규모 대항을 해 왔다. 소총 소리는 도심 근처로 확산됐고, 교전 발생 3시간 후에도 공항 부근과 방기 동부지역에서 총성이 들렸다. 미셸 조토디아 대통령과 니콜라스 티안가예 총리의 집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장에 긴급 병력을 투입했다. 현지 주둔 중인 프랑스군도 전체 600여명 중 250명을 방기에 보냈다. 교전은 낮 12시쯤 멈췄고, 현재 방기 시내 거리는 거의 인적이 드문 상태다. 조토디아 대통령은 이곳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로이터는 교전으로 최소 10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고, AFP통신은 최소 8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의 한 기자는 방기 북부의 한 사원에서만 시신 48구를 확인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경없는 의사회’는 이들이 일하는 병원에서 최소한 50명이 사망했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했다. 현지 병원에 시신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사망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지난 3월 이후 무정부 상태 직전에 놓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평화유지군 3600명을 투입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이날 채택할 예정이었다. 결의안이 채택되면 프랑스군도 현재 병력에서 추가로 600명을 투입하게 된다.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이 보지제 전 대통령 정부를 붕괴시키고 정권을 잡았으나 시민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상태다. 조토디아 대통령은 지난 9월 셀레카 반군 소속 무장대원들의 해산을 명령했으나 반군은 이를 거부하고 약탈행위를 벌여 문제가 돼 왔다. 이에 기독교계 민병대가 셀레카 반군에 대항해 오다가 이날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가한 것이다. 종교 간 대립 양상도 띠고 있어 자칫 1994년 4월 르완다에서 발생한 대학살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