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군 사관학교 입시 한국사 도입 ‘신뢰성 논란’… 특정史觀 반영 우려 목소리
입력 2013-12-07 01:32
육·해·공 3군 사관학교가 2017년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앞서 내년부터 사관생도 선발시험에 한국사를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교육계 일각에선 “준비 부족에 따른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군 사관학교장들은 지난 5일 교장단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사관생도를 선발할 때 한국사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젊은 세대가 역사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한국사는 3군 사관학교 생도들이 배우고 있지만 선발시험 과목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한국사가 수능 정식 과목으로 출제되기도 전에 3군 사관학교가 굳이 조기에 도입할 역량과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역사학자는 “최근 교학사 등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 수정·보완 문제는 물론 교과서 채택을 놓고 일선 고교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데, 시험 문제를 자체 출제해야 하는 3군 사관학교의 한국사 시험이 과연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며 “자칫 친일·독재 미화나 지나친 국가주의 사관이 반영된 시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년 8월 실시되는 국어·영어·수학 등 사관학교 자체 입학시험과 적성시험(신체검사·체력검정·심층면접)을 모두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입시 부담이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육사 입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고교 2학년 이모(17)군은 “대다수 수험생은 사관학교 시험과 수능시험을 함께 준비한다”며 “학교에서 한국사를 배우지 않았던 이과 학생들은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도 “대입에는 ‘3년 예고제’가 원칙인데 입학시험까지 1년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처럼 성급한 한국사 시험 도입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