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火葬 장례비 절반 줄이기 나섰다

입력 2013-12-07 01:31


200만∼300만원대의 전통 삼베수의, 수십만원에 이르는 오동나무 관….

국내 장례 관습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추세지만 장례비용에는 거품이 여전하다. 값비싼 매장용 장례용품을 화장 때도 그대로 사용하는 유족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표준장례비보다도 절반가량 낮은 이른바 ‘착한 장례비’를 제안하고 나섰다.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의료원은 ‘화장 선호시대에 맞는 장례문화 조성 공동노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갖고 기존 화장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서울시설공단이 운영 중인 시립승화원, 추모공원 등 화장시설과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간 협력으로 거품을 뺀 착한 장례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측은 “지난해 전국 화장률이 74%, 특히 서울은 81%를 넘어섰지만 장례비용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면서 “화장을 하는데도 고가의 매장용 관, 수의, 부장품을 사용하는 등 허례허식의 장례문화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화장을 선택한 유족들이 매장용 관이나 삼베수의 대신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화장용 관과 수의를 사용토록 권장키로 했다. 또 화장시설에서 실비로 판매되고 있는 봉안함(납골함)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산골(散骨)시설인 유택동산 등을 홍보함으로써 유족들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화장 표준장례비는 1000만원이 넘는다. 이중 관, 수의 등 장례용품에는 평균 107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렴한 화장용 관을 사용하고 수의도 평소 고인이 즐겨 입던 옷으로 대신하면 평균 26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서울시설공단 등의 설명이다. 유골도 봉안함 및 납골시설(평균 346만원)에 모시는 대신 자연장(50만원)이나 산골시설(무료)을 이용할 경우 부대비용 정도만 드는 만큼 전체 장례비를 500만원대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입관 시 투입되는 부장품이 화장시간을 늘리고 고인 유골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유족들에게 예고해 부장품 비용 절감도 유도키로 했다. 또한 폭발할 수 있는 휴대전화나 전자기기를 관에 넣지 못하게 하는 등 화장에 맞는 장례문화 도입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서울의료원 측은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은 타 장례식장에 비해 장식 및 음식 등 비용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