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호남대전… ‘거물급 차출’ 솔솔
입력 2013-12-07 01:35
내년 6·4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의 고민이 깊다. 텃밭인 호남을 놓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 진영과의 피할 수 없는 첫 정면 대결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정면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올드보이 총동원령’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있고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인물로 승부수를 던지겠단 의미다. 하지만 새 정치를 화두로 도덕성과 참신함을 내세울 ‘안철수 신당’에 맞서면 장담할 수 없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막오른 ‘호남대전’=정치권은 민주당과 창당을 공식화한 안 의원 진영이 결국 호남에서 실질적인 제1야당의 입지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에 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밀리고, 현역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등의 이탈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북 광주 전남 순으로 안풍(安風)이 거세다. 한 민주당 의원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북의 경우 ‘안철수 신당’이 전주에서 20%, 익산 10%, 군산 5∼6% 정도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광주시장으로 안 의원 측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출마하면 민주당 후보 누가 나와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지사는 박빙의 싸움이다.
이렇다보니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물급 중진 차출론이 힘을 받고 있다. 전북도지사에는 정동영(DY)·정세균(SK) 상임고문이 거론된다. 광주시장은 재선을 준비 중인 강운태 시장과 강기정·이용섭 의원의 이름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는 등 지역 활동을 활발히 해온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전남도지사의 경우 4선의 이낙연, 3선 주승용 의원이 뛰고 있으나 ‘안철수 신당’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는 지난해 총선 결과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다선의 중진들이 배제되고 초선 중심의 물갈이 작업이 이뤄진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기득권 포기와 공천 개혁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막상 새 인물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정치 및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정서가 녹아 있다.
◇올드보이, 安 독주 막을 수 있을까=하지만 지도부 속내는 복잡하다. 호남에서 올드보이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 ‘안철수 신당’은 물론 새누리당의 공격 포인트가 돼 전체 선거 구도가 어그러질 수 있어 부담이 크다. 여기에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현역 중진을 내보낼 경우 연달아 치러지는 7월 재·보궐선거 판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이런 저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신당에 맞설 강력한 카드가 없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