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바이든 접견] “안 가고 기다려줘 고맙습니다” 바이든, 연세대 강연 이모저모
입력 2013-12-07 01:32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대외 정책 연설을 한 연세대 체육관 강당에는 학생들이 1200명 이상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미국 부통령이 한국에서 대중 연설을 하기는 처음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30여분 늦게 도착한 바이든 부통령은 사과의 말부터 꺼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선 부교수는 10분, 정교수는 20분 정도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으면 학생들이 떠난다”며 “나는 20분 넘게 기다리게 했는데도 학생들이 떠나지 않았으니 미국에 가서 자랑해야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하는 일정이 지연돼 강연에 늦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외 정책을 설명할 때는 진지한 표정이었지만 손녀딸 이야기를 할 때는 여느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여섯 살이던 손녀딸이 인터넷으로 한국 쇼핑몰에서 카드 결제를 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는 인자한 웃음을 지었다. 함께 일하는 한국 직원이나 성 김 주한 미국대사 등 재미 한국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한·미 동맹을 설명하면서 특유의 저음으로 분명하고 강한 말투로 강연을 이어갔다.
연설 말미에는 성별, 인종, 문화, 종교에 의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해 큰 박수가 쏟아졌다. 50여분간 연설을 마친 뒤 질의응답 없이 강당을 떠났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김자은(20·여)씨는 “미국 부통령을 대학 강연에서 볼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동북아시아에 외교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하는 비전을 부통령의 입으로 직접 명확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