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바이든 접견] 美, 방공식별구역 한국 입장 긍정적… “한·일 관계 장애 조속히 해소돼야”
입력 2013-12-06 22:15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에서 한국 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을 확장하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외교·안보와 관련된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카디즈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어프리시에이트(appreciate)”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우리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라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이 표현에는 ‘평가한다’는 뜻 외에 ‘인정한다’ ‘고맙다’ ‘잘 알겠다’ 등 다양한 의미도 있어 진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앞으로 동북아시아 방공식별구역 갈등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대목을 근거로 양측이 이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이 한국의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 양국은 각각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한·일 관계의 장애요소들이 조속히 해소돼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구상하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복원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이 북한 비핵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미 양국은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원자력협력협정 개정과 방위비 분담,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등 양국 간 주요현안이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미 연합방위력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함을 재확인했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윤 장관은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유용하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만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접견을 시작하면서 “최근 동북아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외교문제에 높은 식견을 갖고 계신 부통령님의 방한이 동북아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 국민들이 지난 60년 동안 이뤄낸 업적에 대해 얼마나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는지 말씀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