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운동’ 필록싱이 온다] 헉, 춤추는 복싱이라고?
입력 2013-12-07 01:40
‘필록싱(Piloxing)’. 무슨 백신 프로그램 이름처럼 들리지만 최근 국내에 첫선을 보인 미국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다. 필라테스(Pilates)와 복싱(Boxing) 그리고 댄스(Dance)가 만나 태어난 필록싱은 널리 알려진 태보(Taebo·태권도+복싱)와는 조금 다르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도 푹 빠진 필록싱은 강인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 전망이다. 찬바람에 움츠리지 말고 필록싱의 매력에 빠져 보자.
경쾌한 음악에 맞춰 잽을 날리는가 하면 춤사위를 펼쳐낸다. 스텝도 변화무쌍하다. 제자리 뛰기를 하는가 싶더니 이내 우아한 발레 포즈를 취한다. 어느새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동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피트니스 인 코리아 2013’. 피트니스 관계자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자리에 모인 행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필록싱 국내 론칭 이벤트였다.
‘우지인 피트니스 컴퍼니’는 필록싱을 배우려고 모여든 60여명을 상대로 강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필록싱 팀 티칭이 실시된 건 처음이다. 필록싱을 체험한 사람들은 색다른 운동에 매료된 듯했다.
필록싱은 스웨덴의 댄서이자 세계적인 연예인들의 개인 트레이너인 비베카 젠슨이 만든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다. 신나는 댄스를 즐기면서 필라테스의 유연성과 복싱의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필라테스는 반복 운동과 연속 동작으로 근육을 효과적으로 강화시킨다. 아랫배와 엉덩이 부분을 이용하는 동작이 많아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 수 있다. 복싱은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지만 운동량이 많아 체력 강화에 그만이다. 필록싱은 손과 발을 동시에 사용해 칼로리 소모량과 체지방 연소를 높여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또 발레와 비슷한 동작이 많아 균형 있는 몸매를 가꿀 수 있다.
필록싱 국내 론칭을 주관한 ‘우지인 피트니스 컴퍼니’ 이용각 이사는 “필록싱은 이미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코어근육(척추를 고정해 몸통을 세우는 허리와 골반 주변의 여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필록싱을 한다. 또 출산 후 몸매 관리를 위해 필록싱을 하는 스타들도 많다”고 말했다.
미국의 가수 겸 영화배우인 힐러리 더프(26)는 출산 후 예전의 날씬했던 몸매를 회복하기 위해 필록싱을 했다. 더프는 2010년 7세 연상의 캐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마이크 컴리에와 결혼해 지난해 3월 아들 루카 크루즈 컴리에를 낳았다. 출산 후 더프는 필록싱으로 뱃살을 빼고 원래 몸매를 되찾았다.
더프의 트레이닝을 담당하고 있는 젠슨은 미국 연예전문매체 ‘투팹닷컴’을 통해 “복부는 산후 여성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며 “필록싱을 하면 복부가 들어가게 된다. 힐러리 더프의 복부도 필록싱을 한 이후 다시 날씬해졌다. 다시 돌아온 복부 라인은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댄스와 격투기의 융합으로 태어난 운동은 많다. 태보를 비롯해 리권(리듬+태권도), 바디킥(태권도+킥복싱+가라데+에어로빅), 터보킥(무에타이+근력운동+댄스), 카디오 컴뱃(가라데+쿵푸+복싱+댄스)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운동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하고,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가 크다. 다만 무술적인 요소가 강해 발차기 등에 익숙하지 못한 여성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에 반해 필록싱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필라테스를 복싱과 댄스에 접목해 여성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행사에 참여한 필록싱 강사 백은정(24)씨는 “필록싱은 필라테스 동작이 더해져 파워풀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며 “여성들의 몸매를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럽게 가꿀 수 있는 필록싱을 널리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