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 한방병원 전성시대] 광주시한의사회 안수기 회장 “한방은 인권 존중하는 의술”

입력 2013-12-07 01:29


“광주에 한방병원이 유난히 많은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침과 한약으로만 수익을 내기 힘들어 입원환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한의업계의 자구책도 더해졌습니다.”

광주시한의사회 안수기(50·사진) 회장은 6일 전국에서 한방병원이 광주에 가장 많은 원인과 배경을 한의업계의 ‘틈새시장 발굴’과 지역민들의 ‘한방 선호’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안 회장은 “대기업들이 국내 건강보조식품 시장을 잠식해 한의사들의 설 땅이 좁아졌다”며 “한방병원을 돌파구로 여긴 한의사들이 4∼5년 전부터 너나없이 병원 개업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가 체질에 따라 처방한 보약을 짓는 대신 대량생산돼 값이 싼 건강보조식품에 눈길을 돌리는 상황”이라며 “한방병원은 민족 고유의 의학체계인 한의학 발전과 의료서비스 충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병원은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입원한 환자들의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광주지역 한의사 530여명 중 한방병원에서 일하는 한의사는 100명 정도입니다.”

그는 “한방병원도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의료보조 인력과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시대에 맞게 고쳤으면 한다”며 “분업화된 한방병원의 건강보험 적용범위도 더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세한 한방병원들이 난립하는 일부 부작용에 대해서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한의사들의 자율적 정화작업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몇 년 내에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조원대 건강보험료의 고작 4%만이 한방병원 몫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의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한 외상 환자를 제외하고 추돌에 의한 단순 타박 환자 등은 한방치료의 효과가 탁월합니다. 한방은 삶의 질과 인권을 존중하는 의술이자 조상 대대로 전수된 독특한 문화유산입니다.”

1989년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안 회장은 10여년의 모교 교수생활을 거쳐 2001년 대학 동문과 공동으로 한의원을 열었다. 2011년에는 한의원 몸집을 불려 대웅한방병원을 개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