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순서를 바꾸지 않았던 베드로처럼

입력 2013-12-07 01:31


사도행전 3장 6절

땅끝까지 선교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돈이 필요합니다. 교계의 한 단체가 2006년 한국교회의 한 해 재정 수입 규모가 약 8조6100억원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액수는 교인 100명당 1년 예산 수입을 1억원으로 잡고 한국 개신교 성도를 861만명으로 잡았을 때의 산술적인 결과라고 합니다. 이 많은 재정이,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 2만여명 선교사를 파송하게 하고 우리나라 민간 복지의 커다란 분야를 감당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2007년 이라크에서 단기선교팀을 이끌던 42세의 젊은 목사가, 2010년 마닐라에서는 ‘필리핀 빈민가의 소망’이라고 불리던 43세의 젊은 선교사가 살해되었습니다. 그들이 선교지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안타까운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가진 사람이 선교지로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크리스천이 비극을 감수하고 여러 모습으로 땅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선교에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데 돈보다 사람보다 더 먼저 필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는 이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베드로는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걸인이 동전을 구걸할 때 본인이 당장 없으면 빌려서라도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또 돈이 없으면 ‘미안하다’고 말해 걸인을 위로해야 하는 줄도 알았습니다. 그래야 ‘크리스천은 역시 다르다’라는 평가를 들을 테니까요. 그러나 베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마련하지도 착한 말을 건네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내세웠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에 나타난 성경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재원을 마련하고 세력을 모읍니다. 베드로도 성전 미문의 걸인을 위해 예수 이름을 잠시 놓아두고 주변 사람들의 돈을 모으거나 또 이 걸인을 도와줄 자원 봉사자들을 모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이 걸인은 주린 것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그렇게 했다면 이 걸인은 예수의 이름과 상관없는 번영과 축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빈곤과 핍절의 뿌리 깊은 원인인 그의 장애는 그대로 남아 있지 않았겠습니까.

더 좋은 밥을 먹고 더 좋은 돌봄과 친절한 사랑을 받지만 여전히 걸인으로, 수동적인 수혜자로 남아 있지 않았겠습니까.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걸인의 삶을 점차 청산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구원하시고 삶을 변화시키시는 예수 이름의 놀라운 권능을 경험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의 이름이 가장 먼저입니다. 성탄을 앞두고, 탄생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앞으로 모셔야 합니다. 수많은 금은 치장과 붉고 푸른빛의 상품들 뒤에서 모셔야만 합니다. 그것이 순서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또한 ‘새해에는 돈 많이 벌게 해 달라’는 기도에서 벗어나십시오.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였을 때에도 “정말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상대적인 마음입니다. 감사하면서 돈과 사람보다 예수의 이름을 귀하게 여기고 부지런히 열정과 충성을 다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주님은 그런 우리를 통해 말세를 준비하시고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신용수 목사 (용인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