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 반세기 만에 4666배 늘었다

입력 2013-12-06 02:36


올해 한국은 무역 1조 달러 돌파와 함께 무역흑자 및 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무역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1964년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수출의 날’을 제정한 이후 반세기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출 대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6일이나 7일에 우리나라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이 경우 한국 무역액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1조 달러를 넘게 된다.

올해 수출 규모도 5600억 달러 내외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종전 수출 최고 기록은 2011년 5552억 달러였다. 수출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따져도 64년 1억2000만 달러에서 올해 5600억 달러로 4666.6배 급증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2010년 기록한 411억7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43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77년 100억 달러 고지를 찍은 뒤 95년 1000억 달러, 2006년 3000억 달러, 2011년 5000억 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반세기 동안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9.2%로 전 세계 평균(10.2%)을 훨씬 웃돌았다.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64년 세계 90위(비중 0.07%)에 머물렀던 한국의 수출 순위는 2010년부터 7위까지 급상승한 이후 4년 연속 7위를 유지했다. 세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8%로 늘었다.

무역은 60년대 절대빈곤을 벗어나는 데 첨병 역할을 했고, 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올해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 LC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조선은 세계 2위, 석유화학 4위, 자동차 5위, 철강 6위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의 국가별 수입액은 올 1∼10월 한국이 15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1332억 달러로 2위, 대만이 1306억 달러로 3위에 올랐다.

정부는 수출 구조가 질적으로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2011년 33%에서 지난해 33.4%로 조금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4%대로 확대됐다.

그러나 수출 성장세 둔화는 한국 무역이 풀어야 할 고민거리다. 수출 증가율은 2010년 28.3%에서 2011년 19.0%로 떨어지더니 2012년에는 -1.3%로 곤두박질쳤다. 올해는 그나마 2∼2.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전자 등 주력산업의 해외투자 확대로 국내 생산기반이 약해졌고 중간재 수입 의존도 증가로 수출의 투자유발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수출에 새로운 활력을 줄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020년 세계 무역 5강,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2의 무역입국’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